그날은 진짜 평범한 금요일이었습니다.
사람 많고, 테이블 돌고, 술 좀 나오고,
분위기도 나쁘지 않았죠.
근데 갑자기 한 손님이
“잠깐만요… 제 폰 어디 갔어요?” 하시는 겁니다.

폰 분실.

호스트바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 글자.

왜냐고요?

사진, 영상, 녹음, 계좌, 채팅, 지도, 사장님 뒷담화까지.
모든 게 그 안에 있거든요.

일단 가게 전체 비상 걸렸습니다.
조명 살짝 켜고,
쇼파 뒤지고,
화장실 뒤지고,
심지어 샴페인 냉장고 위까지 봤습니다.
(※ 그건 진짜 왜 거기 올려놨을까 싶었지만, 어쨌든 거기도 봄.)

30분 수색 끝에
어이없게도 손님 가방 안에서 발견.
…하지만 문제는,
잠금 상태.

“아이폰이에요. Face ID인데, 지금 술 취해서 안 열려요…”

???

자기 얼굴인데 안 열린다니
이거야말로 인공지능의 한계.

그러자 누군가가 농담처럼 말했죠.

“야… 혹시 우리 중에 이분이랑 닮은 사람 없냐?”
“Face ID, 비슷하면 열릴 수도 있다며?”

…근데 진짜로 시도했습니다.

1번 호스트 – 실패
2번 호스트 – 실패
3번 호스트 – 비슷하게 생겼다고 우겨서 시도 → 안면인식 차단
4번 호스트 – 폰 들고 고개 끄덕이며 “나랑 눈매 비슷함” 시도 → 실패

근데 5번 형님.
그냥 장난으로 얼굴 들이댔는데… 띠링— 열림.

???

모두 정적.
그 형: “야 나 왜 열렸어…?”
매니저: “야… 넌 지금 무슨 관계냐?”
손님: “헐… 나 얘랑 닮았다는 말 많이 듣긴 했는데…”

그 순간부터
**“얼굴로 잠금 푸는 호스트”**로 가게에 전설 남음.

심지어 손님 폰 갤러리에
그 형이랑 비슷한 연예인 사진이 잔뜩 저장돼 있었고,
배경화면도 비슷한 옆모습+흑백+턱선 강조샷.

그날 이후 그 손님,
“내 타입 찾았다”며 단골 등록.

그 형은 이후에도
“Face ID 전문 호스트”
“당신의 폰을 열어드립니다”
라는 별명으로 테이블 예약이 늘었고,
진지하게 아이폰 잠금 해제 퍼포먼스까지 개발하셨습니다.

손님 여러분,
혹시 제 얼굴을 보고
“잠깐만, 내 잠금 풀릴 거 같아”
라는 생각 드시면 말씀 주세요.

테이블 서비스와 함께 페이스 인증 들어갑니다.
(※ 단, 패턴 잠금은 못 풉니다. 눈치가 부족해서요.)

‍